전체 글12 [한국 지리] 침식분지의 형성과 발달 강원도 내륙을 여행하다 보면 높은 산맥을 넘어섰을 때 눈앞에 거짓말처럼 넓고 평탄한 땅이 펼쳐지는 광경을 종종 마주합니다. 춘천 시내로 들어서는 고갯길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그렇고, 양구의 명소인 '해안분지'를 마주하면 거대한 운석이 떨어졌거나 화산 분화구가 주저앉은 것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로 둥글고 거대한 그릇 모양의 지형이 시선을 압도합니다. 언뜻 보면 화산 폭발로 생긴 칼데라이거나 운석 구덩이처럼 보이는 이 지형들의 진짜 정체는 바로 수억 년에 걸쳐 물과 바람이 깎아 만든 침식분지입니다. 왜 한반도의 내륙 산간에는 유독 이렇게 가운데만 움푹 파인 지형이 흔하게 발달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침식분지가 만들어진 암석학적 원리와 이곳에 형성된 독특한 기후·생활환경을 입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분.. 2026. 9. 14. [한국 지리] 울릉도와 영동 지방의 다설(多雪) 현상 겨울철 일기예보를 보다 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맑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데, 강원도 영동 지방이나 동해 한가운데 울릉도에는 하루 만에 수십 센티미터가 넘는 대설특보가 내려지는 장면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한반도의 겨울은 본래 시베리아 고기압의 지배를 받아 차갑고 메마른 한랭 건조한 기후가 기본 특징이지만, 이 두 지역만큼은 매년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지는 대표적인 다설지(多雪地))로 꼽힙니다. 도대체 왜 울릉도와 동해안 영동 지방은 전국이 가뭄과 건조함에 시달릴 때 유독 하얀 눈폭탄을 맞이하게 되는 걸까요? 그 이면에는 차가운 대륙 기단과 따뜻한 동해 바다 사이의 열교환, 그리고 백두대간이라는 거대한 지형적 장벽이 맞물린 정교한 기후학적 메커니즘이 숨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 지역에 눈이 집중.. 2026. 9. 9. [한국 지리] 화강암과 편마암이 만든 산의 차이 우리나라의 명산을 오르다 보면 산마다 풍경과 오르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체감하게 됩니다. 설악산, 북한산, 월악산처럼 정상부에 우뚝 솟은 거대한 화강암 암봉과 기암괴석이 펼쳐진 산이 있는가 하면, 지리산, 덕유산, 오대산처럼 산세가 부드럽고 흙과 울창한 숲이 덮여 있어 포근한 느낌을 주는 산이 있습니다. 등산객들은 전자를 '돌산(골산/악산)', 후자를 '흙산(육산)'이라고 부릅니다. 같은 한반도의 산인데 왜 이렇게 겉모습과 지형적 특징이 극단적으로 나뉠까요? 그 비밀은 바로 산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기반암(화강암 vs 편마암)'의 암석 학적 성질과 풍화 메커니즘에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돌산과 흙산을 결정짓는 암석의 차이와 지형 형성 원리를 알기 쉽게 비교 분석해 드립니다. 1. 화강암이.. 2026. 9. 7. [한국 지리] 서해안 조수간만의 차와 조력발전 서해안 바닷가를 여행하다 보면 물이 가득 차 있던 바다가 몇 시간 만에 아득한 갯벌로 변하고, 정박해 있던 고깃배들이 갯벌 바닥 위에 그대로 얹혀 있는 진풍경을 보게 됩니다. 서해안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조수간만의 차(조차, 潮差)를 자랑하는 해역입니다. 인천과 경기만 일대는 밀물과 썰물의 수위 차이가 최대 9m에서 10m에 달할 정도로 거대합니다. 이러한 거대한 바다의 호흡은 우리나라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선물했고, 국토를 넓히는 대규모 간척 사업의 무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왜 유독 서해안은 동해안이나 남해안에 비해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극단적으로 크게 나타날까요? 본 글에서는 서해안 조차의 지형학적·물리학적 발생 원리와 함께, 이 에너지를 활용한 조력발전의 메커니즘 및 갯벌과 간.. 2026. 9. 5. [한국 지리] 한강과 낙동강의 하천 지형 비교 : 자유곡류천과 감입곡류천이 만든 풍경의 비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두 젖줄인 한강과 낙동강은 수천만 명의 식수원이자 한반도의 문명과 농업을 발전시킨 핵심 하천입니다. 하지만 강원도 영월의 동강을 내려다볼 때와 서울 시내를 가로지르는 한강 하류, 혹은 김해평야를 흐르는 낙동강 하류를 바라볼 때의 강줄기 풍경은 완전히 다릅니다. 어떤 구간에서는 강물이 깊은 산골짜기를 뱀처럼 굽이치며 깎아지른 절벽을 만들고, 어떤 구간에서는 드넓은 평야 위를 여유롭게 흘러가며 거대한 삼각주를 형성합니다. 하천은 흐르는 구간의 지형과 지반의 역사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지표면을 조각합니다. 이번글에서는 한반도의 융기와 퇴적이 빚어낸 두 가지 대표 하천 형태인 감입곡류천(Inclosed Meander)과 자유곡류천(Free Meander)의 차이점을 비교하고, 하안단구와.. 2026. 9. 3. [ 한국 지리 ] 대관령 고위평탄면과 바람 : 고랭지 농업과 풍력발전이 발달한 이유 강원도 평창군과 강릉시의 경계를 이루는 대관령(해발 약 832m) 일대에 오르면, 험준한 태백산맥 산꼭대기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넓고 완만한 초원과 배추밭이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능선을 따라 거대한 흰색 풍력발전기들이 줄지어 돌아가는 이국적인 풍경은 대관령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지리학에서는 이렇게 해발고도가 높은 산 정상부에 평평한 들판이 넓게 나타나는 지형을 '고위평탄면(高位平坦面)'이라고 부릅니다. 험준하기로 유명한 태백산맥 꼭대기에 어떻게 이런 평지가 만들어졌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대관령 고위평탄면의 형성 원리와 서늘한 기후 조건,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발전한 고랭지 농업, 대관령 목축업, 풍력발전 단지의 지리적 배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1. 험준한 산꼭대기에 펼쳐진 평지 : 고위평탄면의 형성 .. 2026. 8. 3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