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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리] 제주도와 울릉도의 화산 지형 비교

by 여정을 기리다 2026. 8. 18.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두 화산섬인 제주도와 울릉도는 모두 신생대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아름다운 섬입니다.

하지만 두 섬을 직접 여행해 보면 풍경의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제주도는 완만한 능선과 둥근 오름, 검고 구멍 뚫린 현무암 돌담이 평화롭게 펼쳐져 있는 반면, 울릉도는 바다에서 깎아지른 듯 솟아오른 험준한 기암절벽과 깊은 칼데라 분지가 웅장한 느낌을 줍니다. 

같은 바다 위의 화산섬인데 왜 이토록 지형과 암석의 모습이 다를까요?  본 글에서는 마그마의 설질 차이(현무암 vs 조면암)가 만들어낸 두 섬의 지형적 특징과 토양, 그리고 주민 생활의 차이점을 알기 쉽게 비교 정리해 드립니다.

 

1. 지형의 형태를 결정짓는 핵심 : 마그마의 성질 (유동성 vs 점성)

화산 지형의 모양은 단순히 분출량이나 분출 횟수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마그마가 얼마나 잘 흐르는가, 즉 '점성(viscosity)'입니다. 쉽게 말하면, 잘 흐르는 마그마는 넓고 완만한 화산이고 끈적한 마그마는 가파르고 높은 화산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① 유동성이 높은 마그마

마그마의 점성이 낮으면 마그마가 물처럼 쉽게 흐릅니다. 대표적으로 현무암질 마그마가 그렇습니다. 실리카(SiO2) 함량이 비교적 낮고 온도가 높아 유동성이 큽니다.  이런 마그마가 지표로 흘러나오면 멀리까지 퍼져 나가면서 넓은 지역을 덮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지는 화산은 대체로 경사가 완만하고 밑부분이 넓으며 전체적으로 방패처럼 퍼진 형태가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순상화산입니다. 

②점성이 높은 마그마

반대로 마그마의 점성이 높으면 마그마가 잘 흐르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안삼암질·유문암질 마그마는 실리카 함량이 높아 점성이 큽니다. 이 경우 마그마가 분출되더라도 멀리 흐르지 못하고 화구 주변에 쌓입니다. 따라서 화산체가 높게 쌓이고 경사가 가파르며 용암이 두껍게 굳고 화산재나 화산쇄설물이 함께 쌓이기 쉬운 형태가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화산으로는 성층화산이 있습니다. 

 

1) 제주도 : 묽고 잘 흐르는 현무암질 마그마 → 순상 화산 (Shield Volcano)

  • 낮은 점성과 높은 유동성 : 제주도를 형성한 마그마는 이산화규소(SiO2) 함량이 낮아 묽고 점성이 약했습니다.
  • 완만한 방패 모양 형성 : 묽은 용암이 사방으로 넓고 멀리 퍼져 흘러내리면서, 경사가 매우 완만한 방패를 엎어놓은 모양의 순상 화산(한라산 완만한 기슭)과 넓은 용암 대지를 형성했습니다. 
  • 기생화산(오름) : 화산 활동 말기에 가스와 마그마가 틈새로 뿜어져 나와 섬 전체에 약 360여 개의 독특한 단성화산(오름)을 만들었습니다. 

2) 울릉도 : 끈적끈적하고 굳기 쉬운 조면암질 마그마 → 종상 화산 (Bell-shaped Volcano)

  • 높은 점성과 낮은 유동성 : 울릉도를 형성한 마그마는 이산화규소 함량이 높아 꿀처럼 끈적거리고 점성이 매우 강했습니다. 
  • 가파른 종 모양 형성 : 끈적한 용암이 멀리 흘러가지 못하고 분화구 주변에 뾰족하게 굳어 쌓이면서, 종을 엎어놓은 것처럼 경사가 극도로 가파른 종상 화산(송곳산, 삼선암 등 기암절벽)을 이루었습니다. 

2. 제주도와 울릉도의 화산 지형 및 암석 비교

비교 항목 제주도 (Jeju Island) 울릉동(Ulleung Island)
대표 화산 형태 순상 화산 (경사가 완만한 방패 모양) 종상 화산 (경사가 급하고 험준한 종 모양)
주요 구성 암석 현무암 (어두운 색, 구멍이 숭숭 뚫림) 조면암·안산암 (밝은 회백색, 치밀하고 단단함)
마그마 성질 염기성 마그마 (점성 낮음, 유동성 큼) 산성/중성 마그마 (점성 높음, 유동성 작음)
정상부 분화구 백록담 (화구호) 나리분지 (칼데라 분지) + 알봉 (중앙화구구)
특이 지형 요소 용암동굴(만장굴), 주상절리, 360여 개 오름 이중 화산 구조, 해안 주상절리, 촛대바위 등 기암
지표수(물) 환경 빗물이 땅속으로 빠지는 투수성 (하천 부족) 상대적으로 물이 지표로 흐름 (용천수 풍부)

 

3. 백록담(화구호) vs 나리분지(칼데라)의 차이점

백록담과 나리분지를 비교할 때 핵심은 "무엇이 함몰되어 만들어진 지형인가?"입니다. 

 

1) 제주도 백록담 : 화구호

백록담은 화산 폭발 후 마그마가 빠져나간 정상 분화구 구멍에 자연스럽게 빗물이 고여 형성된 호수를 말합니다. 구조를 단순화하면 화산체 → 정상부에 화구 형성 → 화구 안에 물이 고임 → 백록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백록담에서 중요한 것은 화구(火口)입니다. 

 

2) 울릉도 나리분지 : 칼데라 분지와 이중 화산

나리분지는 성격이 상당히 다릅니다. 칼데라는 일반적인 작은 화구보다 훨씬 큰 규모의 화사성 함몰 지형입니다. 대규모 분풀이 일어나면서 마그마가 빠져나가고, 지하의 마그마 저장 공간을 진행하던 부분이 무너지면서 화산체의 일부가 크게 내려앉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1단계 : 거대한 화산 폭발 후 지하 마그마 방이 비면서 산 정상부가 통째로 주저앉음 (칼데라 분지 = 나리분지)

2단계 : 분지 내부에서 2차 화산 폭발이 일어나 작은 화산(알봉)이 다시 솟아오름 (중앙화구구 = 이중 화산 구조)

울릉도의 나리분지는 험준한 산악 지대인 울릉도에서 사람이 농사를 짓고 모여 살 수 있는 유일한 넓은 평지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둘의 가장 중요한 차이

구분 백록담 나리분지
지형 화구호 칼데라
기본 개념 화구에 물이 고인 것 대규모 함몰로 만들어진 지형
규모 비교적 적음 매우 큼
형성 과정 화구 형성 → 물이 고임 대규모 화산 활동 → 화산체 함몰
물의 존재 있음  나리분지는 호수가 아님
대표적인 특징 정상부의 호수 넓은 분지

 

4. 토양과 물 환경이 바꾼 주민 생활의 차이

지형과 암석의 차이는 섬 주민들의 주거, 농업, 식수 문화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1. 제주도의 농업과 주거 (물과의 사투)

  • 현무암은 틈이 많고 다공질이라 비가 내리면 빗물이 땅속으로 곧바로 스며들어 지표면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마른 내(건천)가 대부분입니다.
  • 이 때문에 논농사가 거의 불가능하여 밭농사(당근, 감자, 메밀)와 귤 재배가 발달했습니다.
  • 물을 구하기 위해 해안가에서 지하수가 솟아 나오는 '용천대' 주변에 자연스럽게 마을(취락)이 형성되었습니다.

2. 울릉도의 농업과 가옥 구조 (눈과 산악 지형)

  • 평지가 거의 없어 비탈진 산비탈을 깎아 만든 밭에서 명이(산마늘), 부지깽이나물, 천궁 등 특산 산채를 재배합니다.
  • 우리나라 최고의 다설지 (눈이 많이 오는 곳) 특성을 극복하기 위해 외벽에 짚으로 엮은 방설벽인 '우데기'를 두른 독특한 전통 가옥인 '너와집과 투막집'이 발달했습니다.

마무리

제주도와 울릉도는 같은 화산섬이지만, 분출된 용암의 성질에 따라 서로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품게 되었습니다.

  • 제주도 : 묽은 현무암질 마그마 → 완만한 순상 화산, 넓은 평야, 360여 개의 오름, 밭농사 중심
  • 울릉도 : 끈적한 조면암질 마그마 → 험준한 종상 화산, 칼데라 나리분지와 알봉, 산채 농업과 우데기 가옥

이처럼 화산 지형의 형성 원리를 이해하고 두 섬을 바라보면, 지형과 암석이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어떻게 빚어냈는지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